jay_jeon 2024. 3. 21. 18:27

매체 예산이 줄었다.
 
문제는,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줄어든다는 점이었다. 2022년 말, 스타트업 버블이 꺼지고 모든 기업이 B.E.P 달성과 흑자 전환을 목표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슬프지만 우리 회사 역시 그 물살을 피할 수 없었고, 고객 유입을 위한 서브 매체 광고비부터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매월 광고 대행사를 통해 집행했던 광고비가 3천만원 -> 2천만원 -> 800만원으로 줄어들다 아예 셀프 서브로 전환됐다. 그리고 결국 2023년 중순 즈음, 결국 광고비가 0원이 되었다.
 
 

0원으로 어떻게 유입을 유지하지..?

 
막막했다. 돈 한 푼 없이 기존처럼 리드 유입률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절실했고, 그 중 더는 '매체 광고를 집행하지 않는다'는데서 오는 불안함 역시 커져갔다. 그러다 문득, 과연 이런 이슈가 지금만 발생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언제든 지금처럼 퍼포먼스 마케팅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질 상황은 또 생길 수 있고, 그때마다 빈 지갑을 탓하기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만들 수 있을 전략이 필요했다. 그것이 다른 회사에서라도 말이다. 이내 마음을 고쳐먹곤, SEO를 파기 시작했다. 돈을 못쓴다 -> SEO를 개선하기로 마음 먹었던 이유는 돈 한 푼 안들이고 우리를 알릴 수 있는 거의 유일하고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당시 owned media 및 컨텐츠를 담당하던 팀원이 퇴사하게 되어 이 참에 블로그를 개편하기로 마음 먹었다. 다행인건, 이전부터 퍼포먼스 마케팅과 바이럴을 꾸준하게 집행해왔기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매일 20~30건씩 신규 가입은 발생됐다. 문제는 가입한 유저의 8~9할이 모두 이탈되는 수준이니, 시스템을 뜯어고쳐 이탈율을 낮추거나 유입 수를 높여 역시 전환율을 높이는 방법뿐이었다.
 
당시 SEO를 개선하기 전 맞닥뜨린 문제는 이랬다.
1. 낮은 정보 접근성
2. SEO 전략 부재
3. SEO 셋팅 미비
 

첫째, 정보 접근성이 떨어진다.

광고비뿐만이 아니더라도, 당시 가장 해결하고 싶던 문제였다. 웹사이트에 발을 들인 유저는 이미 자사 서비스에 대해 인지했거나, 혹은 유사 키워드를 통해 우연히 유입되어 흥미를 가지고 있는 상태라 볼 수 있다. 문제는 당시 이들의 관심을 해소시켜줄 정보가 홈페이지 내에는 전무했다는 점이었다. 물론 네이버 블로그를 별도로 운영하곤 있었지만, 결국 외부 채널일뿐더러 홈페이지 내에서 네이버 블로그로 유입시킬 어떤 CTA도 셋팅되어 있지 않았다. 정보를 제공한다는 명분으로 되려 애써 들어온 유저를 외부로 이탈시키는 꼴이될 공산이 컸다. 이후 inblog라는 솔루션을 이용해 기존 네이버 블로그를 자사 홈페이지에 이식시켰고, 만들어두었던 컨텐츠 역시 빠르게 이관시켰다. 이 작업이 가장 오래 걸렸는데, 아래 2번 내용과 같다.
 

둘째, 적극적인 SEO 전략이 부족했다.

당시 컨텐츠 담당 팀원의 SEO에 대한 학습률이 높지 않았던 점도 있지만 나 역시 SEO, 즉 검색 엔진 최적화에 대해 이해도가 높은 수준은 아니었다. 그저 혼자 원고를 잘 쓸 자신만 있었을뿐, 관심 고객에게 도달시킬 기술이 부족했던 것이다. 그 결과 컨텐츠 내에서 주력해야할 메인 키워드가 뚜렷하지 않았고, 검색 노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핸 어떠한 스킬도 보이지 않았다. 운이 좋게도 자사 서비스와 비슷한 키워드를 검색한 유저를 전혀 끌고 오지 못하고 있던 것이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기존 블로그 작성에 SEO 개선을 개입시켜 하나의 프로세스를 만들었다.
 
[컨텐츠 작성 프로세스(근데 SEO를 곁들인)]
테마 선정 -> 키워드 추출 -> 블로그 작성 -> 키워드 적용 -> 서치 콘솔 인덱싱 -> SEO 모니터링 -> 키워드 업데이트 -> 반복..
 

2-1) 컨텐츠 작성

당시 블로그에서 다룰 컨텐츠는(하지만 손이 부족해 다루지 못했던..) 계속 쌓여만 갔고, 위에서 언급했듯 담당 직원은 이미 퇴사했다. 때문에 한명의 담당자가 SEO에 집중하면서 반복적으로 빠르게 쳐낼 수 있는 프로세스가 필요했다. 마치 컨베이어 벨트처럼 말이다. 그래서 만들어진게 바로 'SEO Checker'다. SEO Checker는 오직 SEO 개선을 목적으로 만든 템플릿으로, 노출 개선을 위해 각 포털 사이트 Search Console에서 추출한 직접 키워드/연관 키워드/조합 키워드를 한 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키워드가 추출된 뒤 블로그 초안이 작성되면, SEO 알고리즘 전략에 맞춰 군데군데 키워드를 적용했다. 단, 이때 키워드만 집중하다보면 '노출 우위'에 발목이 잡혀 컨텐츠 흐름이 어색해질 수 있는데, 이 때의 밸런스를 놓치지 않도록 신경썼다.
 
- 직접 키워드: 자사 및 서비스명 키워드 (Ex. 쇼핑몰)
- 연관 키워드: 자사 서비스와 가장 밀접한 빈도로 검색하는 단일 키워드 (Ex. 자사몰)
- 조합 키워드: 자사 서비스와 함께 붙어 검색되는 복수 키워드 조합(Ex. 쇼핑몰 운영하는법)
 

2-2) 컨텐츠 노출

위에서 나온 키워드를 전략적으로 배치한 뒤 컨텐츠가 실제 발행되면, 이후부턴 반복 작업의 시작이었다. 핵심은 '지금 이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몇 위지? -> 이 키워드를 넣었을 때 얼마나 순위가 더 올라가는지 지켜보자'이다. 만약 순위가 조금이라도 내려가면 원래 키워드로 돌리거나 다른 주력 키워드로 바꿨고, 순위가 기존보다 올라가면 그 키워드를 원고 내에 더 배치해 강화하는 식의 반복 작업이었다. 발행된 블로그의 노출 순위와 유입 키워드를 주기적으로 체크하고, 키워드를 업데이트해 노출 순위를 끌어올린다. 목표는 스니펫(Snippet).
 

스니펫(Snippet)이란?

'작은 조각(정보)'라는 의미로 검색 엔진에서는 '웹페이지 내용의 핵심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간략화된 정보'라 할 수 있다. 보통 검색 지면 최상단으로 검색광고 보다 더 우선적으로 노출되어, 스니펫 진입 시 주목도 개선에 뛰어나다.
 

셋째, SEO를 위한 셋팅이 미비했다.

'문제를 만들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 법'이라고 했다. 하지만 아무도 문제 삼지 않았던건, 정말이지 큰 문제였다. SEO를 공부하던 중 우연히 자사 홈페이지 스크립트를 뜯어보니 메타 태그나 robots.txt 등이 깨끗했다. 아무것도 설정되어 있지 않아, 구글 등 포털이 자사 웹사이트를 잘 긁어갈 수 있도록 하는 준비조차 안되어 있던 것이다. 바로 개발팀에 요청해 메타태그를 업데이트하고 이론적으로 SEO에는 영향을 주진 않지만 파비콘을 수정해가며, 검색 화면에서 조금이라도 시선을 빼앗아 올 수 있도록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google search console 검색결과
그대로인것 같지만... 나름 우상향 중인 검색 노출 순위

 
SEO를 개선하기로 마음 먹은 뒤, 비록 조금씩이지만 서서히 개선되고 있다. 그 중 가장 크게 개선된 점은 아래 3가지이다. 감사하게도 구글의 선택을 받아 SEO의 끝이라 불리는 스니펫(Snippet)에 진입해 검색 우위를 확보하기도 했었고, 스스로 정보를 학습함으로 인해 정량적인 CS가 점점 줄어들었다. 무엇보다 기쁜건 유저가 우리 블로그에 어떤걸 기대하고 들어오는지 이제 명확하게 알게되었다는 점인데, 무엇보다 '돈을 쓰지 않고 서비스를 홍보'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는 점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다.
 
- 검색 노출순위 개선 (SERP 진입)
- 고객센터 내 정량적인 CS 감소 (주체적으로 정보를 학습해 -> 단순 서비스 이용 문의 감소)